박씨전을 읽고나서

<박씨전>은 <박씨부인전>이라고도 한다. 어렸을 적에 <박씨전>을 읽으며 추녀의 탈을 벗고 미인이 되는 박씨를 보며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도 추녀인 박씨는 사랑받지 못했죠. 하지만 박처사가 액운이 끝났다며 딸의 허물을 벗겨주니 박씨는 절세미인으로 변했다. 그러자 거들떠도 안 보던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박씨를 사랑하게 되죠. 영화 <미녀는 괴로워>도 아니고 예쁘게 변하니까 사랑하고, 못생긴 여자는 거들떠도 안 보는 건 무엇일까? 여하튼 <박씨전>은 이 부분에서 씁쓸함을 남기는 건 분명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주성이 강한 작품입니다. <박씨전>이 남성이 아닌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고전소설로서 특이한 점입니다. 박씨가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인데 그의 남편인 이시백은 평범한 인물로 표현되어 여성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부장제의 억압에서 해방되고 싶어했던 여성들의 욕구와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우수…